[바둑] 이창호·박영훈·최철한 ‘한국 체면’ 살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9면

 16강전에 한국은 이창호 9단, 최철한 9단, 박영훈 9단, 강유택 2단 4명이 올라갔다. 그러나 최철한 9단은 중국의 신예 스위에 4단에게 밀려 패색이 짙었고, 일본 신예 이야마 유타 8단과 맞붙은 이창호 9단도 우세를 잡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허영호 6단과 강유택 2단은 중국의 박문요 5단과 쿵제 7단에게 불계패했고, 박영훈 9단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중국의 왕하오양 5단과 아슬아슬한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세돌 9단은 이미 32강전에서 쿵제에게 져 탈락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고전이 이어지자 ‘한국 전원 탈락’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저력의 한국은 이창호·박영훈이 승리하고, 최철한도 대역전승을 거두며 체면을 지켜냈다. 8강전은 한국 3, 중국 5명의 구도. 8강전은 11월 열릴 예정이며 추첨 결과 대진은 ▶이창호 대 추쥔 ▶최철한 대 쿵제 ▶박영훈 대 후야오위 ▶구리 대 박문요로 짜였다.

흑 스위에 4단, 백 최철한 9단

시종 불리했지만 최철한 9단은 특유의 전투 능력으로 판을 아수라의 난전으로 몰고가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스위에가 흑1로 이어 대마를 살아갔을 때 좌하의 변화가 키 포인트. 죽어있던 백이 그대로 사망하면 흑승이고 수가 나면 백승인데 이때 등장한 백6의 상큼한 맥점이 결정타가 됐다. 흑은 A로 치중하는 한 수뿐인데 백이 하변의 패를 따내면 수상전. 한데 6이 수상전의 급소여서 백이 한 수 빠르다. 스위에는 여기서 돌을 던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