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카시아, 해남보다 꽃 일찍 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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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서울 도심은 교외보다 평균 3~5도 정도 높다. 이른바 도심의 기온이 그 주변 교외보다 크게 높은 열섬(Heat island)현상 탓이다. 서울 도심의 심각한 열섬현상이 아카시아나무 꽃 개화 시기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전국 98개소의 올해 아카시아 꽃 개화 일자를 조사한 결과 서울 어린이대공원은 전남 해남 땅끝마을보다 3일이 빠른 지난 10일 꽃이 피었다. 같은 서울이라도 녹지가 많은 북한산과 관악산 안쪽은 강원도 춘천·홍천과 거의 비슷한 17일이었다. 어린이대공원의 개화 시기는 열섬현상이 없을 경우 땅끝마을보다 10~12일 정도 늦어야 정상이다. 일반적으로 위도가 북쪽으로 1도 높아지면 개화 시기는 4일 정도 늦다. 서울과 땅끝마을은 위도가 3도 정도 차이가 난다.

서울에서도 지역별로 개화 시기에 차이가 났다. 어린이대공원과 강변북로가 10일, 태릉입구와 동작대교가 11일, 올림픽공원과 우장산공원·남태령이 12일, 남산 14일, 정릉 15일 등이었다. 전국에서 아카시아 꽃이 가장 빨리 핀 곳은 경남 밀양으로 올해는 5일이었다.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아카시아 꽃 개화 시기는 기온 변화를 정확히 반영하는 지표 식물”이라며 “도심 열섬 해소는 녹지를 넓히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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