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쇼핑·업무, 전혀 불편 없는 도로 환경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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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많이 이용한 만큼 도심 교통량이 줄어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감소하고 에너지도 절약됩니다. 친환경적이지요.”

‘자전거 천국’으로 불리는 코펜하겐의 리츠 비에르가르트(67·사진) 시장은 자전거의 장점을 이렇게 정의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인구 130만 명 중 40%가량이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거나 출퇴근한다.

19~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C40 세계 기후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비에르가르트 시장은 교육·내무·농수산 장관을 지낸 덴마크의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이다.

그는 “코펜하겐에서는 자전거와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며 “자전거 전용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 교통 시스템도 자전거 위주로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아기를 태울 수 있도록 앞에 유모차 형태의 구조물을 달고 있는 세발 자전거 사진을 보여줬다. “많은 코펜하겐 시민은 출근할 때 아이들을 유모차 자전거에 태워 보육시설에 맡긴다”는 것이다. 자전거 생활화와 관련, “쇼핑이나 업무를 보기 위해 굳이 자동차를 타고 가지 않고 자전거로 가도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는 도로 구조와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기업들은 자전거로 땀 흘리며 출근한 직원들을 위해 샤워실과 탈의실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환경정책과 관련, 그는 “친 자전거 정책과 함께 폐열을 이용해 가정과 사무실에 난방을 공급하는 정책을 강화해 2025년까지 코펜하겐을 ‘CO₂ 중립’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CO2 중립은 석탄·석유 사용을 통한 CO₂ 배출을 대폭 줄이거나, 산소를 공급하는 숲·녹지 공급으로 CO₂ 배출을 상쇄함으로써 CO₂ 배출 제로에 이르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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