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사정·정보인맥 호남 독식 긴장 연일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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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은 9일 김대중 대통령의 인사를 '특정지역 편중' 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PK (부산.경남) 우대를 했던 김영삼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더니 더 심한 것 같다" 면서 연일 비난을 퍼붓고 있다.

8일 단행한 차관급 인사에 대해서도 "친위부대를 구축한 것" 이라는 등 독설 담긴 혹평이 잇따랐다.

그러면서 사정.정보기관에 호남인맥이 형성돼 가는 것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의 '북풍수사' , 여권의 경제청문회로 잔뜩 긴장한 야권으로선 사정정국이 조성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같다.

파워 엘리트 교체를 통해 정계개편을 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당직자들은 "인사청문회법을 첫 내각부터 관철했어야 옳았다" 며 뒤늦은 '후회' 를 하기도 했다.

맹형규 (孟亨奎) 대변인은 "감사원장.검찰총장.경찰총장을 포함, 안기부 1.2차장 등 실세요직이 호남인맥으로 채워졌다" 며 "이로써 金대통령이 내놓은 이른바 3금 (禁) 법중 정치보복금지에 이어 지역차별금지 약속도 물건너 갔다" 고 비판했다.

다음은 당직자회의 발언록

▶이한동 (李漢東) 대표 = 자기 출신지역 인사를 챙기는 것은 정권말기에 일어나는 현상인데 집권초부터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걱정스럽다.

▶김영일 (金榮馹) 사무부총장 = 재계는 특정지역 출신 인사를 옹립해 새 정부 실세와 연결고리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심지어 은퇴한 사람들까지 복귀시켜 새 정부와 연결하느라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경근 (河璟根) 정책위의장 = 국민회의.자민련의 나눠먹기식 인사로 여권의 구조적 모순이 드러난 것이다.

자신감을 상실한 듯 칼자루가 아니라 칼날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재계에 '특정기업시대가 온다' 라는 불만이 팽배하다.

▶李대표 = 지금 대단히 어려운 시기인데 비장한 각오로 최선을 다해 이 난관을 극복하자.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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