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서리체제]국회의장실 표정…"친정 반발 살까" 침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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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불법.변칙 투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는 김수한 (金守漢) 국회의장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金의장은 평소처럼 오전9시쯤 굳은 표정으로 출근, 집무실에서 구본태 (具本泰) 의장비서실장 등 국회 간부들로부터 여야의 움직임을 보고받았다.

그는 일부 기자들로부터 인터뷰를 요청받았지만 비서관을 통해 "토요일에 한 말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는 말로 이를 사절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의 발언을 놓고 여야가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을 의식하는 듯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검토했던 '백지투표' '집단 기권' 등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면서 한나라당측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점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국민회의.자민련 양당 총무는 오전10시30분쯤 국회의장실을 찾아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양당은 한나라당 이상득 (李相得) 총무에게 여야 총무회담을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양당 총무의 의장면담은 20여분만에 끝났다.

양당 총무는 어두운 얼굴을 한 채 일체의 답변을 회피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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