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재산변동 내역, IMF한파 거품빼기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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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의원 재산변동신고에는 IMF한파가 배어 있다.

지난 1년간 의원 1인당 평균 3천8백만원의 재산이 줄었으며, 신고대상 2백94명중 1백20명의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신고됐다.

○…1억원이상 늘어난 의원수는 26명으로 96년의 34명보다 줄었다. 반면 1억원이상 감소한 의원수는 44명으로 96년의 41명보다 늘었다.

재산에 거품을 뺀 주범은 역시 주가 및 부동산 가격 하락이었다.

계룡건설 명예회장인 이인구 (李麟求) 자민련의원은 충청은행 (38만여주).한길종금 (4만여주) 주가가 떨어지는 바람에 24억5천만원의 손해를 봤다.

96년 증가 1위였던 한나라당 김진재 (金鎭載) 의원도 보유중인 한솔종합금융의 주가하락으로 16억원의 재산손실을 본 케이스. 주가하락에 따른 평가손에 기민하게 대응한 경우도 많았다.

한나라당 김무성 (金武星) 의원은 13억여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고, 같은 당 김영선 (金映宣) 의원도 1억4천여만원어치를 팔았다.

재산감소 1위인 한나라당 조진형 (趙鎭衡) 의원은 인천시중산동 잡종지 (매도가 80억여원) 와 인천시부평구 상가 (18억여원) 등 부동산을 매도한 경우. 같은 당 전용원 (田瑢源) 의원은 경기도구리시 교문동일대 전.답 및 임야를 대거 처분해 53억원어치의 손해를 보았다.

상당수는 주식.부동산 매각대금이나 월급 등을 은행.투신사 등 금융기관의 고수익 보장 예금상품으로 돌려 재산을 불렸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은행 등 금융기관 10여곳에 재산을 분산 예치해 10억원이상의 이자소득을 올린 영화배우 출신 신영균 (申榮均.한나라당)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 申의원은 재산증가 1위. 전국구인 국민회의 길승흠 (吉昇欽).신낙균 (申樂均) 의원은 의정활동비로 각각 8천8백만원과 8천5백만원을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이는 정치현장이 '돈 안드는 정치' 와 거리가 있음을 반증했다.

또 신기남 (辛基南.국민회의) 의원은 7개 시중은행에서 빚을 얻어 의정활동비 및 정책개발비로 2억4천8백여만원을 지출했다.

○…국회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여전했다. 김석원 (金錫元) 전의원이 1천3백47억원으로 수위를 기록했지만, 金의원이 사퇴하는 바람에 8백72억1천8백만원의 재산을 보유한 정몽준 (鄭夢準.무소속) 의원이 현역의원중 최고재력가로 올라섰다. 하지만 마이너스 재산을 신고한 의원만 5명에 달했다.

국민회의 김종배 (金宗培) 의원이 마이너스 7천9백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서류상' 최극빈이었고, 같은 당의 이윤수 (李允洙) 의원이 마이너스 7천만원의 순부채를 신고해 그 다음이었다.

빈민운동가 출신 제정구 (諸廷坵.한나라당) 의원이 마이너스 4천7백만원, 김재천 (金在千.한나라당) 의원이 마이너스 1천6백만원, 김충조 (金忠兆) 국민회의 사무총장이 마이너스 1천만원.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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