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은 좁다" 노르딕의 세계로…눈덮인 산과 들 종횡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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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틀에 박힌 슬로프에서 내려오기만 하는 알파인만 스키냐.” 국내에도 눈덮인 산과 들을 마음껏 오르 내리는 노르딕 스키가 알파인스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노르딕 스키는 리프트가 없으면 꼼짝 못하는 알파인스키와 달리 공간제약을 받지 않는게 장점. 운동량도 알파인 스키에 비해 월등히 많다.

크로스컨트리는 노르딕스키의 일종으로 눈덮인 산과 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닐수 있는 겨울레포츠다.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용산2리. 용평스키장에서 왼쪽으로 난 비포장도로를 따라 4㎞가량 올라가다 만나는 산간마을 (해발8백50m) 로 '한국의 노르딕 메카' 를 꿈꾸는 마을이다.

이곳의 감자밭등 넓은 벌판과 가파른 언덕은 요즘 노르딕 스키어들이 점령 (?) 했다.

지난주 일요일 '트렉 코리아' 여행사를 통해 영국의 교량엔지니어인 데이빗등 외국인 3명을 포함해 10여명이 크로스컨트리에 참가했다.

이날 크로스컨트리에 입문하는 초보들은 도암중학교 강찬용 체육교사의 세심한 지도를 받으면서 부산한 하루를 보냈다.

또 도암중학교.진부고등학교의 스키선수들이 나와 노르딕 스키의 묘기를 선보였다.

스키선수들은 스케이트를 타듯 빠르게 평지를 질주하고 언덕에 오르고 턴을 하는등의 동작을 선보였다.

맞은편 언덕에서는 통나무집에 사는 엄개성씨의 딸 정선 (12) 양과 크로스컨트리를 즐기러온 고려대 럭비팀 송연호감독 (39) 등이 눈덮인 언덕 위.아래를 오가며 함박 웃음꽃을 피운다.

“눈많은 북유럽에서 교통수단으로 탄생한 노르딕스키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아요. 강원도 사람들은 옛날 설피를 신고 눈길을 헤치고 언덕에 올라 '서서 타는 썰매' 를 타고 재를 내려왔으니까요.” 노르딕 국가대표를 양성해온 강찬용씨는 크로스컨트리가 설피와 서서 타는 전통썰매가 결합된 레포츠라고 설명한다.

노르딕스키는 알파인스키에 비해 폭이 좁고 길이가 길어 가볍다. 또 부츠 앞.뒤가 고정된 알파인스키와 달리 부츠 앞쪽만 고정되고 뒷쪽은 들리게 되어 있어 걷기.뛰기에 편하도록 만들어졌다.

크로스 컨트리는 10대부터 60대까지 광범위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레포츠다.

국내에서 크로스컨트리가 가능한 곳은 눈이 많이 쌓이는 대관령.진부령 등이다.

용산2리와 용평리조트에서 관리하는 노르딕 도립스키장, 마산기슭 (진부령) 등이 크로스컨트리 스키장이다.

용산2리의 경우 매년 11월말부터 그 다음해 4월초까지 60㎝이상의 눈이 쌓여있어 크로스 컨트리를 즐길 수 있다.

한국탐험학교 (02 - 738 - 0997) 는 이같은 천혜의 조건을 이용해 '크로스컨트리 교실' 을 운영중이다.

현지 통나무집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스키타는 법을 배우고 발왕산 주변의 언덕과 들판을 노르딕스키를 타고 돌아다니는 프로그램이다.

교통.식사.숙박.렌털.강습비 포함 9만6천원. 10㎞의 크로스 컨트리를 즐길수 있는 노르딕 도립스키장 (0374 - 35 - 5757) 입장료는 일반 5천원, 단체 (15인이상) 3천원.

평창 =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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