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가정은 삶의 휴식처이자 에너지의 근원이라는 것.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부분을 깨우치는 게 그의 역할이다.
“자기 계발에는 열심이지만 부부 관계를 배운 사람은 별로 없죠. 갈등을 해결하고 잘 싸우는 방법을 알려면 배움과 연습이 필요해요.”
그 역시 한 때 완벽한 가장이라는 착각 속에 살았다.“나 만한 남편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당신이 배가 불렀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퇴근 뒤 아버지가 무서워 문 뒤에 숨는 아이를 보면서 ‘가정에 질서가 잡혔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그러나 81년 미국에서 열렸던 가정생활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자신이 무지했음을 깨달았다. “세미나에 함께 참석했던 아내가 갑자기 펑펑 우는 거예요. 나는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표정과 말 하나하나가 가족에게 상처를 줬던 거지요. 그 뒤로 나 자신을 바꾸려고 엄청나게 노력을 했어요.”
그의 부인인 김영숙 (65·右) 원장은 가정문화원 설립부터 부부학교 운영까지 모든 활동을 함께한다. 부부가 항상 같이 강단에 선다. 결혼 주례도 같이 한다.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는다. 각자 남녀의 입장을 대변하는 강의 방식이 부부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20년 가까이 강의와 상담을 하면서 수많은 부부 갈등을 접했다. 어떤 부부는 두 이사장 부부의 강의와 상담을 받고 1년째 각방을 쓰던 것을 중단하고 다시 합치게 됐다. 이혼한 지 3년 만에 재결합한 사례도 있다. 두 이사장이 강조하는 행복한 부부의 비결은 ‘잘 싸우는 것’이다.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지만 갈등이나 권태기를 잘 넘겨야 관계가 공고해진다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여전히 싸우는 걸요. ‘문제만 이야기하고 사람은 공격하지 않기’‘친정이나 시댁 문제는 거론하지 않기’ 등 원칙을 지키면 갈등을 통해 오히려 더 가까워지죠.”
경제 위기 이후 두 이사장은 더 바빠졌다. 실직과 퇴직 등을 이유로 해체되는 가정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건강한 가정은 어려울 때 더 뭉치지만 그렇지 못하면 서로 비난하고 흩어져요. 그래서 평소에 가정을 가꾸는 예방책이 꼭 필요해요.”
한편 가정의 날을 맞아 주성민 한국지역사회교육연구원 이사장이 국민훈장 동백장을, 정민자 울산대 교수가 근정포장을 받는다. 숙명여대 계선자(가족자원경영학) 교수, 광주광역시 북구 다문화가족센터 한신애 센터장, 강원도 지방사회복지주사 최형자씨, 충청남도 지방행정사무관 이수영씨 등이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김은하 기자
◆두상달 이사장=고려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나와 1974년부터 칠성산업(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가정문화원 이사장과 국제 구호단체인 기아대책기구 이사장을 맡고 있다. 부인과 함께 강의를 다닌다. 2003년 서울부부상과 2007년 신지식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