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때 일본 끌려간 도공 달래는 '막사발 수장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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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4백년만에 조선 도공 (陶工) 과의 만남' 4백년전 눈물과 한 (恨) 을 머금고 현해탄 (玄海灘) 을 건너 일본 도예문화의 꽃을 피우고 사라져간 조선 도공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후예들의 한풀이 굿이 열린다.

도예가.행위예술가.작곡가등 경기지역 예술인 6명으로 구성된 '공간통합 운영위원회' 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도공들의 발자취를 통해 우리 도자기의 맥을 짚어보는 '막사발 수장제' 행사를 갖기로 한 것. 이번 행사는 24일 오후4시 '막사발' 을 직접 제작하는 오산시궐3동 '빗재가마' 에서 후예들이 장작가마 불을 지피는 '출문제의 (出門祭儀)' 로 시작된다.

이어 26일 조선도공의 바닷길을 쫓아 부산항을 출발, 현해탄 선상에서 '한풀이 굿' 을 통해 도공들의 넋을 늦게나마 위로할 계획이다.

27일에는 일본 가라쯔 나베시마 가마군에 잠들어있는 조선도공 8백50기의 묘 (墓)에 우리의 '황토' 를 뿌리며 영혼을 달래는 '진혼제' 를 올리고 그 앞에 조선인임을 알리는 장승을 세우게 된다.

이와 함께 송포강 강가에 4백개의 '짚배' 를 띄우고 목선에서 백포 (白布) 를 가르며 막사발 4백점을 강물에 넣는 '수장제' 를 마지막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얼을 잇는 후예들의 외침은 끝을 맺을 예정이다.

수장제를 기획한 김석환 (金錫煥.41.행위예술가) 대표는 "조선도예의 맥을 확인하고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도자기 문화를 비교해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행사를 열게 됐다" 고 말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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