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좀 더 신중해야 할 '문화관광부'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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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새로 조직되는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의 사무실로 현재의 문화체육부 건물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화예술계에서는 새 정부의 문화정책에 걸었던 기대가 분노로 바뀌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의 경우 20일 총회를 열고 "단지 사무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부처가 밀집한 과천으로 문화관광부를 옮긴다는 발상은 문화를 중점 육성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를 반감시키는 일" 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조직개편이 논의되던 초기에 문화체육부의 명칭이 '문화부' 로 모아질 때 문화계에서는 일제히 환영을 표시하며 문화정책을 보다 넓은 개념의 문화로 열어가는 인식의 전환으로 평가했다.

그러던 것이 느닷없이 부 명칭이 '문화관광부' 로 최종 결정되고 이제는 과천이전까지 논의되자 '문화는 늘 뒷전' 이라는 예전의 발상이 다시 머리를 쳐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조직이 크게 개편되는 마당에 문화관광부가 현위치를 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사문제는 좀더 심사숙고했으면 한다.

사정이 어렵더라도 문화관광부를 경복궁.덕수궁.세종문화회관.인사동 등 고궁과 문화공간으로 둘러쌓인 지금의 위치 그대로 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 1번지' 라 할 광화문에 문화관광부 건물이 위치하는 상징성도 무시못하기 때문이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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