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근로자 이라크 파견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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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필리핀 근로자의 이라크 파견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필리핀 민간인 한명이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한 직후다.

아로요 대통령은 긴급 각료회의에서 "이라크 근로자 파견작업을 완전히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무장단체의 요구사항인 필리핀군의 이라크에서의 철수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리카르도 엔다야 바그다드 주재 대리대사는 한 방송에서 "피랍자는 팔루자 인근에서 납치된 필리핀인"이라고 확인했으며 "납치범들과 아직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중개자를 통해 대화통로를 확보해 놓았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7일 '할레드 이븐 알왈리드 여단'이라는 무장단체 조직원 3명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인질 앞에서 "필리핀 정부가 72시간 안에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화면을 방영했다.

이 무장단체는 인질이 사우디아라비아 회사에 고용돼 이라크의 미군 부대를 오가며 일하는 필리핀인이며 함께 있던 이라크인 경호원은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은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에 군인과 경찰 51명을 파견하고 있으며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는 필리핀 민간인 4000여명이 요리사.기술자 등으로 일하고 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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