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종필총리'반대 당론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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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나라당이 20일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명예총재가 총리에 지명될 경우 임명동의안에 반대키로 당론을 확정하고,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김종필 총리인준을 관철키로 해 정국에 파란이 일고 있다.

여권은 25일로 예정된 총리임명동의안 처리 때까지 한나라당 지도부를 상대로 한 설득작업과 함께 의원 개개인에 대한 포섭작업을 전개할 예정이어서 여야의 갈등은 여소야대 (與小野大) 구도에 대한 여권의 변화시도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여야는 총무회담을 열고 총리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제189회 임시국회를 25일 하루 소집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격론 끝에 金명예총재에 대한 총리인준을 반대키로 했으며, 당 지도부는 국회본회의에서 인준거부를 관철할 구체적인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조순 (趙淳) 총재는 金명예총재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현상황에서는 참신한 인물이 바람직하기 때문" 이라고 밝혔으나 김종호 (金宗鎬).박세직 (朴世直) 의원 등은 "대선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JP총리를 인준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현재 백지투표를 통한 기권과, 본회의장에는 들어가되 투표에 참여치 않음으로써 무효표로 집계되도록 하는 방법 등을 통해 인준안을 부결시키는 방안과, 본회의에 불참해 의결정족수 미달로 총리인준을 원천봉쇄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이날 토론과 당 지도부가 당론결정을 위한 소속의원들의 투표를 시도하는 과정 등에서 JP총리인준에 찬성하거나, 당론결정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항의하는 진통을 보여 국회표결에서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은 양당 8인협의회를 열고 한나라당이 의원 개개인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하는 자유투표 (크로스 보팅) 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박상천 (朴相千) 국민회의총무는 "백지투표는 사실상 공개투표로 국회법이 정한 비밀투표에 위반된다" 고 비난했다.

또 양당은 의원들을 총동원,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개별접촉을 통해 JP총리는 지난 대선공약으로 제시해 이미 국민의 검증을 받은 사안임을 강조할 예정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부 출범직후 국회에서 총리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국무총리의 각료제청권 행사가 불가능해지고 이로 인한 국정공백이 불가피해진다" 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신당 소속의원 8명과 무소속의원 4명 등은 한두명을 제외하곤 JP총리 찬성으로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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