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코닝 유치 실패싸고 임창열 부총리-전북도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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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라북도와 임창열 (林昌烈) 부총리간에 '누가 더 영어를 잘하느냐' 를 두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발단은 林부총리가 지난 17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미국 다우코닝사의 국내투자유치 실패가 "지방 공무원들의 형편없는 영어실력 때문" 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이 소식을 들은 유종근 (柳鍾根) 지사와 전북도 공무원들은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전북도는 19일 성명을 내고 "우리 도는 미국등에서 학위를 받은 전문 통상위원을 채용해 중앙정부를 능가하는 국제정책 수행능력을 갖추고 있다" 면서 "중앙정부의 늑장행정과 성의부족 때문에 다우코닝사 투자유치에 실패하자 林부총리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전북도의 한 간부는 "일부 언론이 미국 다우코닝사가 투자검토 과정에서 1백여명의 영어를 잘못하는 지방 공무원들과 씨름했다고 보도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 면서 "다우코닝 실사단이 방문할 때마다 미국에서 대학교수를 지낸 柳지사를 비롯해 영어와 통상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전문위원이 직접 상담에 응했다" 고 반박했다.

전북도의 정회상 (鄭會相) 국제정책실장은 "길고 짧은 것은 재봐야한다" 며 "영어 전문 채널인 아리랑TV등 공개매체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재정경제원 관계자들과 영어로 토론을 하자" 는 제의까지 하고 나섰다.

한편 林부총리의 발언이 예상밖의 파문을 불러 일으키자 재경원 관계자는 "부총리가 그런 표현을 쓴 적이 없다" 고 해명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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