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 국내판매 30%급감…OEM방식의 수출로 라인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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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냉장고.TV 등 가전 (家電) 제품의 국내 수요가 급속히 줄자 관련 업체들이 활로찾기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LG.대우전자 등 가전 3사는 올 1월중 국내 판매가 지난해보다 30% 안팎 감소하자 수익성이 낮은 품목은 생산을 중단하고 내수용 제품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또 내수용 생산라인을 대거 수출용으로 돌리는가 하면 남는 시설을 활용하기 위해 그동안 자제해왔던 주문자상표부착생산 (OEM) 방식의 수출을 다시 늘리고 있다.

신제품 출시 전략도 기능을 간소화하는 대신 값을 내린 보급형 중심으로 바꿨다.

일부 기업은 가전부문 인력을 대폭 줄이는가 하면 생산라인을 아예 팔아치우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내수는 지난해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데 이어 올해는 다시 10%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전자의 경우 최근 광주에 있는 내수전용 생산라인중 냉장고는 3개중 1개를, 세탁기는 4개중 3개를 수출라인으로 교체했으며, 구미 컬러TV공장도 8개 라인중 6개 라인을 수출로 돌렸다.

또 소형가전사업 일부는 중소업체로 이관하는 방식으로 정리키로 했다.

삼성은 최근 미국의 월풀.제록스사와 각각 냉장고.프린터를 OEM방식으로 수출하기로 계약을 했다.

또 이달초 80만원대의 5백ℓ짜리 보급형 대형냉장고를 출시하는 등 중저가 상품 비중을 늘려 나가고 있다.

LG 역시 냉장고.세탁기의 내수 생산라인을 일부 수출라인으로 바꾸고 기능이 비슷한 제품의 모델수를 과감히 줄였다.

LG 관계자는 "대신 기능을 최소화한 중저가 보급형의 냉장고.세탁기 등의 제품 출시를 늘리기로 했다" 고 말했다.

한편 이들 가전 3사는 고화질의 디지털TV.인터넷TV 등 '정보가전' 쪽으로 발빠르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는 이달초 디지털TV분야의 권위자인 재미과학자 백우현 박사를 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삼성.대우는 각각 디지털다기능디스크 (DVD) 와 인터넷TV 등을 전략품목으로 내세워 시장선점에 나서고 있다.

고윤희.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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