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호 사장 돈 1만5000달러, 주 이라크 대사가 빌려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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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이 고(故) 김선일씨가 근무했던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에게 1만5000달러를 빌려 쓴 사실이 드러났다.

전윤철 감사원장은 8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 "임홍재 주 이라크 대사가 김천호 사장에게 1만5000달러를 빌렸다가 변제한 사실이 있느냐"는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이라크 대사관이 현지의 유일한 한국인 사업가인 김 사장을 통해 대사관 경비를 임시 변통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당시 대사관 측은 경비로 쓸 현금이 부족해 공관의 내부 결재를 거쳐 6월 9일 김 사장에게 전화해 차입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김 사장은 다음날 이라크 현지 여직원과 함께 대사관을 방문해 1만5000달러를 총무담당 직원에게 전달했다"며 "임 대사는 6월 9~12일 요르단 암만으로 출장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사관에 경비를 빌려준 김천호 사장이 김선일씨 실종 이후 네번이나 대사관을 방문하면서 김씨의 실종 사실을 왜 알리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현지 조사단이 귀국해야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김 사장과 대사관의 돈 거래는 일단 이번 사건의 본질과는 관계없다고 판단된다"며 "그러나 조사는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8일 가나무역 김 사장을 지난 1일에 이어 다시 불러 조사했다. 김 사장은 이날 대사관과의 금전관계에 대해 "임 대사의 개인용도가 아니고 대사관 운영경비로 빌려줬다"고 밝혔다.

임봉수.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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