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이세돌 1년 만의 빅매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이세돌 9단이 안조영8단마저 꺾고 파죽의 6연승으로 왕위전 도전권을 따냈다. 5승1패의 안조영은 이세돌과의 대결에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으나 반집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도전자 이세돌과 왕위 이창호의 빅매치가 1년여 만에 성사됐다.

왕위전은 토너먼트 홍수 속에서도 유일하게 본선을 리그로 치르는 기전이다.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삼성생명이 후원하는 왕위전은 38년 동안 이 전통을 유지해왔다.

올해의 본선리그는 기대했던 유창혁9단이 연패를 당하고 왕위전 13번 우승을 자랑하는 조훈현9단도 부진했던 반면 이세돌.안조영과 복병 김주호4단이 선두권을 형성한 채 내달렸다.

5일 한국기원. 전승의 이세돌과 1패의 안조영은 온종일 팽팽하게 맞선 채 8시간이 지나도록 승부가 좀처럼 기울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라면 '반집의 승부사'로 불리는 안조영 쪽이 오히려 유리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근래 모든 국제대회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온 이세돌9단은 모처럼 전승을 달려온 왕위전마저 내줄 수 없었다. 숨막히는 접전 끝에 백을 쥔 이세돌의 반집승. 행운의 여신이 이세돌 편을 든 것이다(이세돌은 조훈현9단과의 대국에서 져도 1위다).

이세돌9단은 이 행운을 발판으로 삼아 지난해와 같은 대진격을 이룰 수 있을까. 왕위 이창호와 이세돌은 제주도의 전통문화재인 제주목 관아에서 16일 도전기 1국을 시작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