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 시집 '즐거운 편지'…영화인기 편승 베스트셀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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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중진시인 황동규씨는 요즘 즐겁다.

장안의 화제를 부른 두 편의 영화가 그의 시를 다루고 있어 시집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기 때문. 1백6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편지' 에 시 '즐거운 편지' 가 소재로 사용된 뒤 이 시가 들어있는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 (민음사 刊) 이 지난 연말부터 베스트셀러에 오르기 시작했다.

거기다 다시 최근 개봉된 '8월의 크리스마스' 의 원제가 '즐거운 편지' 로 알려지면서 시집의 열기가 식을줄 모르고 있다.

이들 영화로 인해 75년 출간된 황씨의 시집이 23년을 뛰어넘어 베스트셀러가 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황씨의 시가 영화에 인용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즐거운 편지' 는 그가 고교시절 짝사랑했던 1년 연상의 여인에게 바친 연시 (戀詩) . "설령 고통스럽더라도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 즐거운 것이라는 뜻에서 슬픈 내용이지만 '즐거운 편지' 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 한다.

아픈 사랑을 다룬 영화에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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