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인도네시아 상점들 속속 문닫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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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루피아화 폭락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가중되면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에서 문을 닫는 상점들이 늘고 있다.

자카르타에서 12년째 영업하면서 잘 나갔던 '메모리스' 라는 레스토랑도 최근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르렀다.

메모리스는 달러화로 내게 돼 있는 임대료가 엄청나게 불어난 데다 고기나 야채 등 각종 수입 농산물도 조달하기 힘들어졌다.

임대료는 미 달러화로 약 1만달러 가량이나 루피아화로 환산할 때 한 달치 임대료는 지난해 7월 2천5백만루피아에서 지난달엔 무려 1억6천만루피아로 5배 이상 뛰어올랐다.

자카르타의 경우 대부분의 상점들은 임대료를 달러화로 내고 있다.

다른 상점들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임대료 때문에 고생하기는 마찬가지다.

메모리스는 치솟는 임대료와 재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요리 값을 올리고 다양한 손님 유인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아무리 장사를 잘 해도 이익을 내기란 '하늘의 별따기' 다.

메모리스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최근 메뉴판 위에다 이번달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 됐다는 문구를 적어 넣고 말았다.

54명의 종업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됐다.

레스토랑을 운영해왔던 네덜란드계 인도네시아인 클라스 켐프는 "6개월 전만 해도 이 곳에는 인도네시아인 고객이 절반을 넘었으나 이제는 인도네시아인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 며 한탄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종업원들이 다른 레스토랑에 취직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그러나 다른 레스토랑들도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종업원들의 재취업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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