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위성방송 지각변동…머독, 최대업체 인수 기선제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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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세계 미디어 업계의 황제' 로 일컬어지는 루퍼트 머독이 일본의 위성방송 시장에서도 성공할까.” 루퍼트 머독, 재일교포 손정의 (孫正義) 씨의 소프트방크, 소니, 후지TV가 공동 설립한 디지털 위성방송업체 J SkyB가 일본 최대의 디지털 위성방송업체 퍼펙TV와 오는 4월 합병한다.

이에 따라 3조3천3백77억엔 (약 40조5백억원) 규모의 일본 TV방송 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합병후 머독은 2백개의 채널을 가진 일본 최대의 위성방송을 소유하게 됐지만 일본 TV시장 공략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 장벽은 미국의 후원을 받고 있는 디렉TV재팬. 지난해 12월 90개 채널로 방송을 시작한 디렉TV재팬은 채널 사업자의 집합체에 불과한 퍼펙TV와 달리 편성권을 갖고 방송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

더욱 강력한 도전자는 외국인이 대주주로 있는 기존 디지털 위성방송업체와 달리 일본 현지 사정에 밝고 프로그램 제작에 충분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기존 TV방송업체들이다.

현재 아날로그 방식으로 위성방송을 하고 있는 NHK의 두 개 채널과 영화전문 채널인 와우와우가 2000년 디지털 위성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 3개 채널은 1천3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가입자를 고스란히 디지털 방송의 시청자로 확보할 경우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TV방송시장의 주력 부대인 5개 공중파 방송도 디지털 위성방송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프로그램 제작자들을 좌지우지하고 있어 무서운 잠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소니의 위성방송 설비기술을 앞세운 J SkyB - 퍼펙TV 합병사가 소프트웨어를 앞세운 일본 '토종' 방송사의 도전을 앞으로 어떻게 이겨나갈지 주목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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