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회장 - 한 전 국세청장 통화내역 살펴보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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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앙수사부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11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통화내역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세무조사를 지휘했던 한 전 청장이 천 회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1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 입구에서 김경수 비서관(中)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홍 기획관의 브리핑 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후 한 전 청장이 천 회장과 통화한 기록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두 사람이 대학원 과정(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4T CEO’)을 함께 다녔기 때문에 당시 통화가 로비와 관련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천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밝히기 위해 세 갈래로 조사하고 있다. ▶천 회장과 박 전 회장의 금융 거래내역 ▶국세청 내부보고 내용 ▶천 회장과 한 전 청장 간의 접촉 여부다. 다음은 홍 기획관과의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천 회장의 조세포탈 의혹도 조사하나.

“이번 주까지 소용돌이치도록 많이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식 거래 시점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에서) 조세포탈 혐의가 있는지 보고 있는 것은 맞다. 수사는 여러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박 전 회장이 차명으로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소유했나.

“말 못한다. 박 전 회장 돈이 주식 거래에 쓰였는지는 수사의 본질적 부분이다. 나중에 얘기하자.”


-천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와 박 전 회장과는 어떤 관련이 있나.

“나중에 나온 거 보면 생뚱맞지는 않을 것이다. 박 전 회장과 관련된 부분을 보고 있다.”(※천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는 박 전 회장과 관련돼 있다는 의미)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천 회장이 무엇을 했느냐가 수사의 본질인데.

“세무조사 무마와 관련해 박 전 회장 관련 부분을 보고, 탈세 부분도 보는 것이다.”

-한상률 전 청장 등 국세청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세무조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 절차적인 것을 보기 위해 당시 세무조사에 관여했던 사람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세무조사 시점을 중심으로 조사하나.

“세무조사가 시작된 게 지난해 7월 30일이다. 그 이후만으로 수사를 한정할 순 없다. 천 회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언론에서 주장하지 않았나. 불과 몇 개월 사이만 조사해서는 안 되고, 적어도 박 전 회장과 관련 있는 게 뭔지, 그런 과정에서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어떻게 관련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지 보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천 회장의 통화 기록은 성과가 있었나.

“수사에 착수하면서 필요한 거 다 확보했다.”

-한 전 청장 외에도 다른 정치인과 통화한 게 많은가.

“분석해야 하는데, 지금 이야기할 것은 아니다.”

-국세청 서버에서 e-메일을 확보했는데.

“조사 대상자들이 메일로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 일차적으로 조사할 때 국세청이 검찰에 고발하는 과정에서 왜곡이나 변형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미세한 부분은 관계자를 불러 조사한다.”

-정치인 소환이 이번 주 다시 본격화할 수 있다고 했는데.

“필요하면 하게 될 것이다.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검사의 업무량에 비추어 적절히 하겠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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