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민간인 사망 급증 … 유엔 “학살 현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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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스리랑카 정부군이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소수민족 타밀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군 측 의사인 샨무라가자는 “10∼11일 인구가 밀집한 타밀 반군 거점 지역에 대한 정부군 포격으로 타밀족 민간인이 최소 430명, 최대 1000명 숨지고 1300명 이상 부상했다”고 밝혔다고 AP·AFP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고든 와이스 유엔 대변인은 이날 “(스리랑카 정부군의 공세로) 100명 이상의 어린이 등 엄청난 수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은 학살이 현실이 됐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세계 인권기구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스리랑카 내전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스리랑카 정부군의 공세로 6500명가량의 타밀족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군 관계자는 “현재 마지막 남은 반군들은 북부 물라이티프 주변 5㎢ 지역에서 민간인들을 인질로 삼고 저항하고 있으나 소탕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유엔은 반군 점거 지역에 있는 민간인이 5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2주일 동안 72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을 내전 현장에 보내 치료했으나 부상자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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