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류생산 확대, 급여체계 변경이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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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현대·기아자동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크게 높여야 하는데, 여기에는 원만한 노사관계가 필수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임금협상 이외에 2년마다 하는 단체협상이 겹쳤다. 올해 노사협상의 최대 관건은 주간 연속 2교대다. 노조는 잔업 등 노동 시간이 줄어도 급여를 그대로 보전받겠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은 생산성을 높여 생산 물량을 기존과 동일하게 맞춰야만 임금 보전을 해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사는 지난달 24일 상견례를 하고 올해 임·단협을 시작했다. 노조 요구안은 급여 4.9% 인상,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과 이에 따른 급여 체계(월급제) 변경 등이다. 반면 회사 측은 1분기 판매가 급감했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나 크게 줄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움직임도 변수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비교적 원만하게 풀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미국 등 해외 굴지의 자동차 업체까지 극심한 경기 침체로 해고 및 공장 폐쇄를 한다는 소식을 잘 알고 있는 노조가 무리한 투쟁으로 크게 얻을 게 없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 2공장에서는 6일 ‘혼류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잘 안 팔리는 투싼·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만들던 2공장에서 최근 수요가 있는 준중형차 아반떼도 함께 생산하기 시작했다. 예년 같으면 공장별 노동자들의 밥그릇 싸움 등으로 노조가 반대해 불가능했던 일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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