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첫 내각 인선]장악력·충성심 기준…막판 저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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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가 조각 (組閣) 을 위한 장고 (長考) 를 거듭하고 있다.

金당선자는 15일 삼청동 임시거처에 하루종일 머무르며 임시국회 대책과 인사 구상을 가다듬었다.

현재 조각 작업은 김중권 (金重權) 비서실장의 주도하에 대략 5배수 정도까지 압축된 상태. 17일께에는 3배수로 압축되리란 전언이다.

金당선자의 고민은 크게 두가지. 장악력과 충성도.헌신성중 우선되는 기준을 세우는게 첫번째다.

한 핵심 관계자는 15일 "복수 후보로까지 올라온 사람은 웬만한 능력은 갖췄다고 봐야 한다" 며 "후보그룹의 가장 큰 개인별 차이점은 장악력과 헌신성" 이라고 전했다.

개성이 강하고 해당 부처를 휘어잡을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관료출신 등. 이들은 그러나 金당선자와의 인연이나 충성심 등이 다소 떨어진다.

반면 충성도가 뛰어난 사람들중 상당수는 장관감으로 '대' 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통일.외교통상.국방.법무 등 주요 부처장관 후보들이 특히 그렇다" 고 지적했다.

金당선자 주변에서는 "서울시부시장을 지낸 이해찬 (李海瓚) 의원같은 경우는 비교적 두 부문을 충족시킨다" 면서 그러나 그런 인적자원이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李의원은 기획예산처장에 거명되고 있다.

또 하나는 지역.정당.성 (性) 별 안배와 현직의원의 배제원칙. 정치적 배분에 관계된 문제다.

이런 복잡함 때문에 DJT협의 결과에 따라서는 예상과 판이한 인선안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민련 몫으로 얘기되는 재경부장관의 경우 인적편중성이 문제다.

국민회의쪽에선 김기환 (金基桓) 순회대사.조세통인 장재식 (張在植) 의원 등 사람이 '넘치지만' 자민련쪽에는 김용환 (金龍煥) 부총재 외에 마땅한 후보가 별로 없다.

金부총재마저 당에 남겠다고 해 애를 먹는 형편이다.

여성의 경우도 金당선자와 자민련 김종필 (金鍾泌) 명예총재.박태준 (朴泰俊) 총재가 전부 나서 뒤지고 있어도 객관적 여건을 갖춘 장관감을 3~4명씩 찾기가 어렵다는 전언이다.

이런 어려움은 안기부장.감사원장 등 고위직에서도 나타난다.

이종찬 (李鍾 贊) 인수위원장이 서울시장에 관심을 가지면서 안기부장감으로 거명되는 천용택 (千容宅) 의원.신건 (辛建) 전법무차관이 모두 호남이다.

차라리 감사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조승형 (趙昇衡) 헌재재판관을 안기부장으로 돌려 나이문제 (감사원장은 65세 정년) 를 해소하고 감사원장을 비호남 인사에서 찾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안기부장에는 전문경영인이나 개혁파 인사를 과감히 발탁한다는 설도 있다.

감사원장에 거명되던 한승헌 (韓勝憲) 변호사는 대법관쪽으로 이동할 전망이어서 법조계 출신 제3의 인사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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