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교수 함께 쓴 학술서 첫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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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분단된지 50여년만에 처음으로 남북한 교수의 공저 (共著)가 나온다.

서울대 이현복 (李炫馥.62.언어학) 교수와 북한 혜산사범대 노길룡 (盧吉龍.56.언어학) 교수의 '남북한 언어 비교연구' . 올 상반기중 3백여쪽 분량으로 출판될 이 책은 발음.맞춤법.어휘.문법.표현 등 5개 분야별로 남북간 언어 차이를 기술한 것. 두 교수의 '분단극복' 작업은 90년 李교수가 폴란드 바르샤바대 초청교수로 가 같은 과에 재직중인 盧교수를 만나 이뤄졌다.

각자 '한국어' 와 '조선어' 를 가르치던중 두 말이 너무 달라 어렵다는 폴란드 학생들의 불만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두 교수는 양국의 교과서.사전.학술서적 등을 쌓아놓고 학과 사무실과 양쪽 집에서 남북언어의 차이를 추출.대비.조사했다.

91년 7월에는 '결과를 공동명의로 출간한다' 는 합의서도 교환했다.

92년 7월 李교수가 귀국한 후엔 서신을 통한 연구는 계속됐다.

그러나 94년 盧교수가 북한으로 돌아간 뒤 연락이 끊기자 李교수가 마무리작업을 해 만7년만에 책이 나오게 됐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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