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JP모건 파생상품 손실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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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SK증권과 미국 JP 모건그룹이 각각 서울과 뉴욕에서 상대방을 동시에 제소, 파생상품 거래를 둘러싼 양사간의 분쟁이 국제적인 법정공방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사건과 유사한 역외펀드 피해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증시와 관련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SK증권은 지난 12일 JP 모건의 자회사인 모건 개런티와 보람은행을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13일에는 모건 개런티와 주택은행에 대해서도 같은 내용의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양사가 분쟁중인 손실규모는 당초 보람은행의 보증을 받은 다이아몬드펀드의 1억2천만달러 외에 주택은행이 보증한 어드밴스트펀드의 1억2천8백만달러가 추가로 밝혀지면서 모두 2억4천8백만달러 (약 4천2백50억원) 로 늘어났다.

이에 맞서 JP 모건측의 모건 개런티는 14일 (한국시간) SK증권과 주택은행 등을 상대로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3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모건 개런티측은 소장에서 SK증권과 채무보증을 선 주택은행이 일본 엔화.태국 바트화와 관련된 2건의 파생상품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 이에 따른 손해액과 이자를 포함한 제반비용 일체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국내 금융기관 역외펀드 운영실태 파악에 나선 재정경제원은 지난해말 현재 역외펀드의 투자액 9억9천6백만달러 가운데 절반정도인 4억~5억달러가 손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세계은행도 7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파생금융상품 투자 등 회계장부에 기록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는 부외 (簿外) 거래실태에 관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정경민·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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