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툭하면 학구조정…2년여동안 전학 5차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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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시광산구월계동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내 월계초등학교 5년 李모 (11.첨단단지 라인1차아파트) 군은 광주시동구산수동에서 이사온지 30개월 동안 무려 네번이나 학교를 옮겼다.

오는 3월 신학기에 새로 인근에 개교하는 산월초등으로 다시 전학해야 할 판이다.

첨단단지가 조성된 95년 4월 이후 라인1차아파트로 이사온 초등학생들은 李군처럼 반경 2㎞ 이내에서 학교를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

처음엔 첨단단지 조성전부터 있던 비아초등에 재학하다가 학생들이 늘어나자 인근 비아중.월계중 등으로 두차례나 옮겨 수업을 받았다.

이어 96년 7월 개교한 월계초등으로 전학했다가 이번엔 8개월만에 산월초등으로 학교를 옮겨야 하는 실정이다.

李군의 급우 50여명 가운데 네차례 이상 학교를 옮긴 학생은 10여명이나 되고 절반 정도가 두차례 이상 전학을 경험했다.

월계초등 전교생 9백40여명중 50%가 한번 이상 전학했을 정도다.

이는 지역교육청이 첨단단지조성.주민입주와 동시에 학교를 개교해야 하는데도 학생수 파악 미흡과 학교신축 공사 지연 등 이유로 개교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녀들이 월계초등에 다니는 라인1차아파트 주민 4백70여명은 지난달부터 광주서부교육청을 방문, 자녀들이 산월초등으로 전학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백효순 (白孝順.38) 씨는 "마치 묘목을 심어놓고 뿌리가 내릴 만하면 이리저리 옮겨 심는 꼴" 이라며 비난했다.

학부모 金모 (36) 씨는 "6학년인 딸아이의 경우 학교를 네번이나 옮겨 친구가 없다" 며 "아침이면 학교가기 싫다고 떼를 쓰곤 한다" 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관할 광주서부교육청이 강제로 아동들을 산월초등으로 전학시킬 경우 자녀 '등교거부' 도 불사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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