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000년 축하'샴페인 사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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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미국에서 최고급샴페인 사재기가 성행하고 있다.

'밀레니엄 특수 (特需)' 를 겨냥한 일부 약삭빠른 사람들의 소행이다.

100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가는 순간 (1999년 12월31일 자정) 은 그야말로 1천년에 한번 맞는 기회. 경제적으로 좀 무리는 있더라도 고급샴페인을 터뜨려 축하하고 싶을 것이 당연하니 갈수록 값이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뉴욕 맨해튼의 증권투자꾼 브루스 그리브는 최근 프랑스산 샴페인 '동 페리뇽 90년산' 을 12병들이 1상자당 9백달러 (약 1백45만원)에 수백 상자를 사들였다.

그는 “내년에 팔면 1박스에 약 5천달러는 받을 수 있을 테니 두고 보라” 며 기염을 토했다.

맨해튼의 주류도매상 뉴 그래머시 리커스의 종업원 칼 마크 (28) 는 “최고급샴페인을 상자째로 사 가는 사람이 최근 많이 늘었다” 고 말했다.

외환위기로 생필품사재기 소동을 빚었던 한국사람들이 보기에는 부럽기도 하고 은근히 약도 오르는 그런 사재기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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