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고정환율제 첫날…루피아 폭락·폭동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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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대한 발포령에도 불구하고 12일 인도네시아 서 (西) 자바 등 곳곳에서 대규모 주민폭동이 계속됐다.

또 고정환율제 도입을 발표한 지 하루만인 13일 루피아화는 외환시장이 개장되자마자 전날보다 25%나 떨어진 달러당 8천8백루피아로 출발해 다시 9천루피아대로 폭락하는 등 외환위기도 재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13일 벌어진 산발적인 시위에는 대학생 등 젊은층의 참여가 늘어나 진압에 나선 군.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12일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1천여명의 시위대가 자카르타 동쪽 2백㎞ 떨어진 로자리시 중심가에서 3시간 가량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수십개의 상점에 난입해 불을 지르고 물건을 약탈하는 등 소동을 벌였다고 현지경찰이 전했다.

또 인도네시아 제3의 도시인 수마트라섬 메단시와 술라웨시주의 주도 (州都) 팔루에서도 수백명의 대학생들이 수하르토 하야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한편 인도네시아의 경제위기와 사회불안이 계속되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인접국들은 난민유입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안경비 강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영국의 전략문제연구소 (IISS) 는 "인도네시아 상황이 악화될 경우 수백만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난민들이 이웃나라로 몰려들 것" 이라고 진단했다.

홍콩 = 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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