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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재테크 ①] 김생민 “재테크는 사업이 아니다 ‘재테크는 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제 똘똘이’

연예계 인사들은 방송리포터 김생민(35)을 이렇게 부른다. 경제, 정확히 말하면 재테크에 모르는 것이 없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김생민은 재테크에 관해선 ‘똑’ 소리가 났다. 김생민에게 재테크에 대해 물었다. 처음엔 “제가 아는 게 뭐 있나요”라며 손사레를 쳤다. 하지만 최근 경제위기 상황에서의 재테크 방식에 대해 묻자 그래프까지 그려가며 달변을 토해냈다. 'MMF(머니마켓펀드)가 어떻고 부동산이 어떻고...' 마치 재테크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듯 했다.

김생민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캐릭터. 사업을 해서 돈 번 것이 아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도 없었다. 그런 그가 몇 해 전에는 10억 원을 모은 연예인 대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방송리포터를 하면서 차곡차곡 번 것이다.

출연료 90% 저축

1992년 KBS 공채 개그맨 10기로 방송에 입문한 김생민은 그해 출연한 첫 방송 출연료를 받으면서부터 저축을 시작했다. 당시 1주일에 한번 나오는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다. 식사는 선배들이 사줘 출연료 대부분을 모을 수 있었다. 그래서 모은 돈이 한 달에 24만원, 총 번 돈 28만원중 차비를 제외한 90% 정도가 은행으로 직행했다.

“저는 사실 소비에 대한 가치관이 매 말랐어요. 우스운 얘기로 군것질을 하면 몸이 아파요. 갖고 싶은 것도 없고요.”

교육열이 높았던 아버지와 가치관이 달랐던 점도 그의 재테크 욕구를 자극했다. 어린 시절 어렵게 살면서도 돈보다 교육을 강조했던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교육열이 무척 높으셨어요. 자식을 위해 영어사전을 사다 주시는 분이셨죠. 하지만 저는 달랐어요. 당시 전세에 살 때인데 직장 생활을 하면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어요. 집을 사는 것이 신분을 상승시킨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도 모르겠고요.”

재테크는 부동산

김생민의 첫 주택구입은 2002년 김포에서다. 연예인 생활을 하며 푼푼이 모은 돈 2억원을 들여 아버지 명의로 60평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 하지만 몇 해 후 김 씨는 자신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깨 닫았다. 주택 구입 당시 강남에 있던 모 아파트는 33평이 2억원. 6년 후엔 무려 12억원이 됐다. 자신의 집은 불과 최고 오른 것이 2억8000만원이었다고 한다.

“책 한권만 읽으면 다 아는 8가지 공식, 대단지·교통 등 사소한 것을 안 따진 게 문제였죠. 하지만 낙천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10억원을 놓친 게 아니라 8000만원이나 벌었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 후 김생민은 두 번을 갈아타 지금의 강남 삼성동에 아파트를 마련했다. 2004년 경매를 통해 마포 집을 샀고, 2006년에는 강남 입성에 성공했다. 현재 강남 집 가격은 11억원. 첫 출연료 24만원이 씨가 되어 거의 5천배의 배팅에 성공한 셈이다.

그는 그러면서 중요한 얘기를 했다. 자신이 좋아한다는 억만장자 워렌 버핏의 말을 빌어서다. “첫 번째는 돈을 잃지 마라, 두 번째는 첫 번째를 기억하라” 재테크 전문가 고준석 박사의 말도 인용했다. “인간은 미래를 맞추려 하버드를 간다. 그런데 인간은 미래를 못 맞춘다” 그는 “그래서 어리석은 인간은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우량한 것이 필요하며 재테크에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본에 충실한 재테크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준이에요.” 기본에 충실한 투자만이 미래를 보장한다는 얘기다. “일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투자는 딱 3가지에요. 현금(적금 채권), 부동산, 펀드. 저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아예 사업엔 취미가 없어요. 저도 직장인처럼 나오는 출연료를 한푼 두푼 모아 저축이며 주식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러면서 초보 재테크 투자자에게 도움말도 아끼지 않았다. 우선 다른 사람 말에 현혹 되선 안 된다는 것. 일반 투자자는 현금 보유비중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 아무리 많은 이익을 남긴다 해도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김씨는 “세상엔 공짜는 없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는 경기가 안 좋다고 하지만 투자한 것은 국가를 믿고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빼지 말라는 것. 기다리면서 이율이 보장되는 은행 적금을 들면 시간도 가고 투자금이라도 건질 수 있으니 부화뇌동 하지 말란다.

끝으로는 경제 신문이나 경제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자주 들어가 경제와 친해지라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라든지 환율 등 작은 것부터 관심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경제관념을 익혀 재테크에도 길이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바탕 즉석 강의(?)를 마친 김생민은 마지막으로 중요한 한마디를 던지며 자리를 떠났다. “재테크는 사업이 아니에요. 그리고 재테크는 시간이에요. 돈이 있다고, 경기가 어렵다고, 이윤이 높다고 동요 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한다면 누구나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김생민 프로필

출생: 1973년 6월 2일
직업: 리포터, 개그맨
데뷔: 1992년 KBS 공채 개그맨 10기
가족: 류지희씨와 사이에 1녀
출연작: 'TV동물농장',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출발 비디오여행', '연예가 중계'
저 서: '김생민의 만만한 재테크'

김생민의 재산 현황

주택 :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 (11억원)
금융자산 : 적금+펀드(5억원)
통장 : MMF 2개, 펀드 등 15개
재테크 목표 : 안정적 투자

이상택 기자 [lst6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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