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표준소매가 '있으나 마나'…64%값에 약국서 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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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표준소매가 5백50원인 한방감기약의 공장도가는 3백85원, 약국 출하가 1백60원. 반면 소형약국 판매가는 4백25원, 대형약국은 3백13원으로 판매마진율 1백65%. 의약품의 실제 판매가는 표준소매가의 64%에 불과해 표준소매가제도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소비자보호원이 17개 제약업체와 8개 도매업체, 약국 40개를 대상으로 의약품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공장도가를 1백으로 보았을 때 ▶표준소매가 1백41 ▶약국출하가 66 ▶실판매가는 91로 조사돼 판매가가 공장도가보다 낮았다.

표준소매가는 보건복지부에서 위임받은 제약협회내 의약품가격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되며 약국에서 공장도가 이하로 판매할 경우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따라서 우리나라만 시행하고 있는 표준소매가를 폐지하고 미.일등 선진국처럼 약국에서 경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오픈프라이스제를 도입하면 최소 현행 판매가보다 20% 이상 가격이 내릴 것으로 소보원은 분석했다.

한편 약국의 영업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2만개중 1만8천여개 (91%)가 도시에 편중됐고 공휴일에 문을 연 곳은 38%, 오후10시30분 이후 개점한 곳은 20%에 불과해 미국.영국.독일 등 선진국에서 시행중인 단순의약품약국외판매제도 (OTC) 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소비자 1천5백명중 76%가 이 제도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약사 (5백명 대상) 는 2%의 찬성에 그쳤다.

소보원 임순욱 (任淳旭) 생활경제국 차장은 "약국의 평균 마진율이 47%에 달해 표준소매가 기능이 유명무실해졌다" 며 "선진국처럼 약국에서 가격경쟁을 통해 가격거품을 빼야 한다" 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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