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콜라타作 '복제양 돌리'…찬반론 가감없이 정리·소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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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는 23일은 복제양 돌리가 세상에 알려진지 꼭 1년 되는 날이다.

돌리의 탄생은 인류에게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가져다준 원자폭탄 발명과 같다.

복제기술이 몰고올 영향에 대한 핑크빛 환상과 암울한 예측이 교차하고 있는 것. 뉴욕타임스의 과학기자인 지나 콜라타는 '복제양 돌리' 에서 돌리의 탄생 과정과 돌리가 열게 될 미래를 꼼꼼히 살펴 보았다 (사이언스 북스刊) .97년 최대 뉴스거리였던 돌리 탄생을 둘러싼 찬반양론과 온갖 풍문을 기자의 입장에서 사실에 근거해 기록하고 있다.

6년생 양의 유방에서 세포를 추출해 만들어낸 쌍동이 양 돌리가 세상밖으로 나오는 장면이 이 책의 시작. 이전까지 주류 과학계는 포유류 복제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아 놓았다.

스코틀랜드 시골에서 이름없는 농학자 이언 윌무트, 케이스 캠벨이 고정관념을 뒤집어 놓으리라고는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것. 사실 복제기술의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식량부족과 질병고통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보통 젖소보다 2.5배나 많은 우유를 생산해내는 수퍼 젖소를 복제하고 장기 (臟器) 를 만들어 이식수술에 이용하며 골수를 복제해 백혈병을 완치할 수도 있다.

멸종위기에 놓인 종도 복원한다.

그러나 '인간도 복제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저자도 잠시 숨을 멈춘다.

돌리를 탄생시키기까지 수많은 세포와 배 (胚) , 새끼 양을 희생시켰듯이 인간이 실험에 이용될 수 있는가하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을 만들어낼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도 간과할 수 없다.

이 책은 복제가 가져다줄 편익을 옹호하는 의견과 대재앙을 낳을지 모른다는 우려 둘다 비중 있게 실었다.

복제의 허용과 금지 어느 쪽에도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다만 복제는 더이상 막을 수 없는 대세라는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을 뿐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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