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나가노 명승부]남자피겨싱글…은반위 '신의 묘기'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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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수성이냐, 설욕이냐. 아니면 새로운 강자의 탄생이냐. ' 빙판 위에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신의 경지에 도전하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부문은 3명의 선수가 신의 미소를 기다리고 있다.

엘비스 스토이코 (캐나다).토드 엘드리지 (미국).일리아 쿠리크 (러시아) . 스토이코는 세계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3연패 (94.95.97년) 의 금자탑을 달성한 남자 싱글의 왕중 왕. 특히 97년 대회에서는 공중에서 네바퀴를 회전한 후 다시 세바퀴의 점프를 연속동작으로 연결하는 쿼드 -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선보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까지 네바퀴 점프까지는 성공했으나 이를 복합점프로 구사한 것은 스토이코가 처음이었다.

이름 앞에 2인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던 엘드리지는 9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스토이코의 벽을 넘었으나 97년 뜻하지 않은 발목부상으로 정상의 자리를 다시 내줬다.

엘드리지는 "금메달과 은메달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빙판에 나가는 것은 오로지 승리하기 위해서다" 며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수려한 용모와 깔끔한 경기매너로 '피겨스케이팅의 디카프리오' 로 통하는 쿠리크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의 1인자. 95년 세계주니어챔피언대회 우승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쿠리크는 96년 세계대회에서 엘드리지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 대회에서 쿠리크는 강력한 점프를 이용한 고난도 공중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신처럼 날았다" 는 평을 받았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4개 주요 국제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으로 3개 대회를 휩쓸었다.

특히 챔피언시리즈 최종전에서는 스토이코.엘드리지를 누르고 정상을 차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1인자로서의 위치를 확실하게 굳힌다는 생각이다.

12일 (쇼트프로그램) 과 14일 (자유종목) 과연 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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