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피가 한국 산모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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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바바디바'라는 희귀한 혈액형을 가진 출혈 환자가 한.일 병원당국의 공조에 힘입어 목숨을 건졌다.

대한적십자사 등에 따르면 이 혈액형을 가진 산모 박모(28)씨는 유산에 따른 출혈 과다로 지난달 30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국내에 이 혈액형을 지닌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확인한 병원 측은 경찰청의 도움으로 울산에 사는 같은 혈액형 자매를 찾아 피를 공급받았다. 그러나 혈액량이 절대 부족했다. 급기야 병원 측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일본 오사카 혈액원에 연락, 지난 3일 혈액을 공수받아 환자를 구했다.

서울아산병원 장성수 교수는 "이 혈액형은 일본에서도 희귀해 박씨에게 수혈한 혈액은 수년 전에 냉동시켜 놓았던 것이었다"며 "박씨는 건강을 회복해 6일 퇴원했다"고 말했다.

◇바디바바디바는=Rh혈액형 중 하나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피 속에 다 가지고 있는 C항원과 E항원이 없다. 이 혈액형의 산모가 다른 혈액형 남성의 아이를 가지면 산모에게 이상 항체가 만들어져 태아가 죽는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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