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하루종일 파행…"추가경정예산 새정부서 논의" 한나라당 본회의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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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원내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대선 이후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11일 여야 수뇌회동이 열린 직후였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중 추경예산안 처리 불가를 당론으로 못박은 만큼 정부측의 추경안 시정연설은 들을 필요가 없다며 전원 불참했다.

오전 여야 수뇌회동중 모습을 보인 박상천 (朴相千) 국민회의총무는 떨떠름한 목소리로 "우리라도 본회의에 들어가야지" 라며 굳은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진 상임위에서도 파행운영이 계속됐다.

수뇌회동 결과로 열린 3당의 6인협의회 첫 회의에서도 인사청문회나 추경예산에 대해 서로 양보하지 않는 등 여소야대 (與小野大) 국회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본회의에 앞서 이상득 (李相得) 한나라당총무는 "물러날 장관에게 예산안을 맡기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정부조직개편이 완료된 새 정부 출범후 추경예산 편성이 적절하다" 며 불참이유를 설명했다.

국민회의 朴총무와 자민련 이정무 (李廷武) 총무는 "이는 인기영합적인 발상" 이라고 성토했다.

두사람은 "한나라당이 현 시점에서 농어촌지원기금.경부고속철도 등에 관한 예산을 삭감하는 추경예산을 통과시킬 경우 국민들의 비난을 살 것을 우려, 추경예산 처리를 연기하려 한다" 고 주장했다.

○…굳은 분위기속에서 시작된 오후 3당 총무.정책위의장의 6인협의회에서도 대치는 계속됐다.

회의 중간 "도대체 노사정위가 혁명기구인가.

한광옥 (韓光玉) 위원장 밑에 왜 전경련회장과 부총리가 들어가는가" 라는 이상득총무의 격앙된 목소리가 새어나오기도 했다.

1시간40분간 계속된 회의였지만 박상천총무는 "양측간에 기존 입장이 되풀이됐다" 고 결과를 설명했고 이상득총무도 "추경예산안과 인사청문회에 대한 우리 입장은 변함이 없다" 고 맞섰다.

○…이어진 상임위에서 여야는 번갈아 불참하면서 치고 받았다.

한나라당은 환경노동위의 김문수 (金文洙).권철현 (權哲賢) 의원까지 불러 소속 의원 12명을 전원 참석시킨 채 운영위를 단독개최했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운영위에서 이재오 (李在五) 의원은 "국민회의는 소수당" 이라는 표현을 고집하면서 국회주도권이 한나라당에 있음을 강조했다.

김문수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하자며 지난 96년 법안까지 국회에 낸 당이 이제 와서 물리려 한다" 고 비판했다.

김재천 (金在千) 의원은 "첫 조각때는 하지 말자는 얘기는 특정인을 염두에 둔 위인설법식 입법" 이라 규정했다.

남정호·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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