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는 시민권과 같은 것."
그녀는 울었다.
"학문하려면 시민권 없이는
노예 상태에 놓인다"며
'시민'이 되기 위해
8년간 발버둥친 그녀가
꿈을 접게 된 건
보통사람이라서 그랬단다.
"청탁이 아니라
추천이라 생각했다.
나도 청탁에 불감한
보통사람이라서…."
특별한 사람이 하면 청탁,
보통사람이 하면 추천인가.
그럼 나, 청년실업자는 뭔가.
아침에 부모님과 눈 맞추기도
학원비 손 내밀기도
"아직 졸업 안 했어요?"
후배들 인사받기도
떳떳지 못한 내 신세.
'시민'이 되기 위해
컴퓨터도 배우고
영어도 공부하고
거울 앞에서 웃어가며
면접 연습도 하지만
벽은 너무 높은데
내 키는 너무 작아.
8년간 발버둥친 그녀도
이런 심정이었을까.
동아줄 하나 보이면
붙잡고 올라가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을까.
청년실업자 50만명.
직업이란 '시민권'이 없어
고개 들지 못하는 친구들이
대학 도서관에 꽉 찼는데,
장관이고 차관이고
교수고 남편이고
줄 대려야 댈 수도 없어
오늘도 입사시험에 목숨 건
나는 보통사람도 안 되는가.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인사청탁 개입 의혹의 발단이 된 서영석 서프라이즈 전 대표의 부인 김효씨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보통사람이라 청탁에 불감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임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