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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공급가 L당 최대 17원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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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내 정유사가 대리점과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이 L당 17원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26일부터 2일까지 일주일간 세금 부과 전 가격을 조사해 정유사별 주간 평균 공급가격을 8일 처음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K에너지의 보통 휘발유 공급가격은 L당 525.5원으로 가장 높은 에쓰오일 제품(542.29원)보다 16.79원 낮았다. GS칼텍스는 L당 542.25원, 현대오일뱅크는 539.96원이었다. 차량용 경유를 가장 낮은 가격에 대리점과 주유소에 제공한 회사는 GS칼텍스로 L당 551.03원이었다. 그동안 정부는 정유 4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합해 평균치만 일주일 단위로 공개했다. 하지만 정유사의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가격을 낮추겠다는 취지에서 일주일 단위로 각 정유사의 공급가격을 발표하기로 했다.

SK에너지를 제외한 업체는 이날 공개된 공급가격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의 김평길 홍보팀장은 “대리점과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한꺼번에 조사하다 보니 대리점을 통해 파는 물량이 많은 SK에너지의 가격이 싸게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주유소와 직접 거래하지 않고 유통단계의 중간에 대리점 격인 SK네트웍스를 두고 SK네트웍스를 통해 주유소에 공급하는 유통구조로 돼 있다. 이 과정에서 SK네트웍스는 L당 10~15원가량의 유통차액을 붙여 주유소에 재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SK에너지가 공개한 가격은 SK네트웍스에 넘기는 출고가격이며, SK네트웍스가 주유소에 판매하는 가격이 아니다. 따라서 SK에너지의 공급가격에는 SK네트웍스의 유통차액이 빠져 더 싸게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 보통 휘발유의 대리점 공급비중을 보면 SK에너지가 95.6%에 달하는 반면 GS칼텍스는 22%, 에쓰오일은 16.5%에 그쳤다.

지경부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SK에너지 제품이 L당 1550.98원으로 가장 높았다. 공급가격이 가장 높았던 에쓰오일 제품이 L당 1532.33원으로 SK에너지 제품보다 18.65원 쌌다.

SK에너지 서영준 홍보팀장은 “소비자 판매가격은 주유소의 위치, 마케팅 방법, 주유소별 판매 마진 등의 차이로 인해 정유사 공급가격과 비례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경부, 공정거래위원회,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유가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팀’을 통해 정유사별 공급가 공개로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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