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중국에 대사급파…이라크 공격 '수순 밟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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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10일내에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과 이라크는 각각 주변국가들을 상대로 순방외교를 펼치는 등 외교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쿠웨이트 방위강화를 위해 10일 지상군 3천명을 이 지역에 추가파병키로 결정함으로써 전력을 강화하는 한편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의 중동.유럽 순방에 이어 일본.중국에 빌 리처드슨 유엔주재대사를 급파하는 등 무력응징을 위한 마지막 외교수순을 밟고 있다.

이라크도 아랍연맹을 통해 68개 지역에 대한 사찰을 허용하는 양보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시리아.이집트 등 인근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다각적 외교전으로 맞서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나라는 영국.호주.캐나다.독일과 중동의 쿠웨이트.이스라엘 등이 고작이다.

이처럼 낮은 지지는 연합군까지 결성했던 91년 걸프전 당시와 대비되는 것이어서 미국으로서는 공격명분 확보를 위해 외교력이 절실한 형편이다.

반면 이라크는 외교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미국의 독주에 줄곧 제동을 걸어 온 러시아.프랑스를 유전개발을 미끼로 오래전부터 '아군' 으로 끌어들였고 이에 이탈리아.스페인도 합세시킨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또 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 등 과거 적대적이었던 국가들까지 무력동원에 반대하고 나서 이라크에 힘이 되고 있다.

이라크는 또 10일 부통령.외무장관등 주요 각료를 시리아.모로코.예멘.카타르 등에 파견해 우호적 분위기를 다지며 미국의 공격명분을 약화시키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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