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업,현금확보 위해 미국내 부동산 '팔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금융위기로 인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는 아시아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미국내 부동산 등 각종 자산을 팔아치우고 있다.

미 부동산업자들은 최근 홍콩.인도네시아와 한국.대만등 아시아 기업들이 미 부동산 매각에 활발히 나서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몇달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9일 홍콩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라이 선 개발사 (社)가 현재 60% 수준인 부채비율을 올해 중반까지 50%로끌어내린다는 계획아래 미국 등에 갖고있는 호텔 등 각종 자산의 매각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이 그룹이 미국내 호텔을 정리하는 대신 서울.도쿄의 호텔 사업에 진출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루피아화의 폭락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미국에 보유한 부동산을 덤핑 가격에 급매물로 내놓는 등 본격적인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도됐다.

또 한국의 한라건설은 8일 미 캘리포니아의 매리엇 호텔을 미 호텔업체인 선스톤사에 1천6백50만달러를 받고 팔아넘겼다.

몇년 전부터 미국내 자산 팔기에 나서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최근 유통업체인 새존 그룹이 미국에 갖고 있는 인터콘티넨털 호텔을 25억달러에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자금 사정이 좋은 아시아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이 매물로 내놓는 부동산을 적극 매입하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업체인 파이오니어 인더스트리스사는 최근 뉴욕에서 다른 아시아 기업이 소유하던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 부동산업자들은 이에 대해 "아시아 기업들의 부동산 매물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아 시장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 고 말했다.

김형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