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봅시다]김태호 한나라당 사무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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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야당으로 전락한 한나라당의 김태호 (金泰鎬) 사무총장은 요즘 삼중고 (三重苦) 를 겪고 있다.

당의 지도력 부재 (不在) , 합당에 따른 지구당 배분, 그리고 개인적인 병 (病) 이다.

그는 신한국당 시절인 지난해 5월말 이회창 (李會昌) 대표를 따라 중국에 갔다가 부정맥 (不整脈) 이 발병, 한밤중에 베이징병원으로 실려간 적이 있다.

10여일 전에는 조직강화특위위원장으로서 조직책 선정작업과 씨름하다 병이 재발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사표를 낸 뒤 출근하지 않고 있다.

사직의사를 굽히지 않는 金총장은 9일 기자와 만나 "방황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지금 절대절명의 위기" 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중분해를 우려하는 분위기까지 느껴졌다.

- 조순 (趙淳) 총재가 집에까지 찾아가 사퇴를 만류했는데요.

"의사의 경고가 무척 중 (重) 합니다. 총장 자리는 대단한 격무입니다.

건강한 사람이 맡는 것이 당에도 이롭습니다. 나는 선대본부장으로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일찍 사의를 표했었는데…. "

- 한나라당은 왜 파열음이 많습니까.

"한마디로 구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옛날 야당은 YS.DJ.JP 같은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구심점이었습니다.

여당은 권력을 쥔 대통령 겸임 총재가 있었고요. 지금 한나라당은 둘중 아무 것도 아닌 독특한 상황입니다.

흔들릴 수밖에요. "

- 지도체제를 어떻게 정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어떤 식으로든 대중적 지지를 가진 지도자를 뽑아야 합니다.

합당 당시의 합의 (趙총재 유임) 를 인정하되 6월 지방선거를 치른 후에 이런 길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겁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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