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 (IMF) 한파 속에 사치성 소비재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한달 평균 8백만달러 정도 들어오던 골프채 수입은 올들어 수입이 완전히 끊겼고 승용차도 20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원액을 수입에 의존하는 위스키의 올 1월 국내 판매량은 지난해 12월의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IMF체제 아래서 건전 소비풍토가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환율 급등으로 가격경쟁력마저 상실하면서 고급 소비재들이 설 땅을 잃고 있는 것이다.
9일 관세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소비재 수입은 6억9천8백만달러. 지난해 같은달보다 48.3%나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재 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11%에서 한자릿수인 9%로 떨어졌다.
품목별 지난해 1월과 올 1월 수입을 비교하면 골프채의 경우 지난해 1월 7백만달러에서 올 1월에는 '0' 을 기록했다.
골프채 수입이 '0' 을 기록한 것은 96년 7월 수입자유화 이후 처음이다.
또 승용차는 지난해 1월 4천3백만달러였던 것이 올 1월 고작 2백만달러로 95.5%나 줄었고 모피 등 의류품도 1억2천만달러에서 4천만달러로 65.8% 감소했다.
주류와 담배는 5천7백만달러에서 2천만달러로 64.9%, 냉장고.TV 등 가전제품은 1억1천3백만달러에서 5천3백만달러로 52.7% 각각 줄었다.
이밖에 1월중 쇠고기.돼지고기 등 육류 수입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무려 67.9%가 줄었고 수산물 수입도 57.1%나 감소했다.
또 올 1월중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17만9천상자에 그쳐 지난해 12월 (72만1천상자) 보다 75.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재 수입은 계속적인 수입자유화 조치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폭발적 증가세를 보여왔다" 면서 "IMF한파를 감안하더라도 올 1월 소비재 수입 감소폭은 놀라울 정도" 라고 밝혔다.
서울강남구서초동에서 수입가구상을 경영하는 安모씨는 "IMF한파 이후 손님이 자취를 감춘데다 환율 폭등으로 가격조건도 도저히 맞출 수 없다" 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라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