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Q&A] 겨드랑이 땀냄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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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올해 대학에 입학한 여학생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부터 시작된 겨드랑이 암내가 중·고교를 지나면서 점점 심해져 고민입니다. 고민을 누구에게 쉽게 털어놓기도 어렵고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는 것도 꺼려집니다. 하지만 겨드랑이 암내 때문에 주변사람과 이야기 할 때 신경이 많이 쓰이고 점점 대인관계에 자신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더 미루지 않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보고 싶습니다. 겨드랑이 암내가 치료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지 궁금합니다.

A: 사춘기에 시작된 액취증으로 고민이시군요. 대부분의 액취증은 보전적 치료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주변사람이 알아챌 정도의 심한 액취증은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액취증(bromhidrosis)은 불쾌한 냄새를 뜻하는 bromos와 땀을 뜻하는 hidros의 복합어로 ‘불쾌한 냄새가 나는 땀’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체에는 아포크린 땀샘과 에크린 땀샘이라는 두 가지 종류의 땀샘이 존재하는데, 이중 액취증의 발생에 주로 관여하는 땀샘은 아포크린 땀샘입니다. 아포크린 땀샘은 주로 겨드랑이·젖꼭지· 배꼽·생식기 주위에 분포해 있으며 여기서 분비되는 땀은 시큼한 냄새가 나고 약간의 지방산이 들어있습니다. 이 지방산이 피부에 존재하는 그람양성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암모니아 같은 악취를 만들게 돼 액취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액취증은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 아포크린 땀샘의 기능이 활발해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발생한다. 대부분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을 정도의 액취증이므로 보존적 치료 또는 국소적 치료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지만 심한 경우 수술적 요법을 시행해야 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액취증의 경우는 겨드랑이 부위를 자주 씻으며 청결을 유지하고 제모를 통해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거하거나 데오드란트 또는 바르는 항생제 등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조절이 가능합니다. 액취증이 심한 경우 수술적 요법을 고려하게 되는데 겨드랑이 부위의 땀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을 절제하거나 아포크린 땀샘을 직접적으로 파괴 또는 제거하는 수술이 있습니다.

수술을 통한 액취증 치료방법 중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시술은 피부의 아포크린 땀샘이 존재하는 상부 지방층을 흡입하여 액취증의 원인이 되는 땀샘을 제거하는 리포셋 지방흡입술입니다. 리포셋 지방흡입술은 모든 수술 과정이 국소마취만으로 이뤄져 안전하다. 시술시간도 1시간 내로 짧아 입원이 필요치 않은 편리한 수술입니다. 또한 흉터가 심하게 남았던 기존 수술과는 달리 특수하게 고안된 흡입관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절개창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피부에 남는 흉터가 작아(5㎜ 미만) 미용적으로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질환의 특성상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증상을 감추고 혼자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액취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효과적으로 증상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클린앤피부과 이찬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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