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구소련 국기 쓰는 러시아, 새 국가상징 제정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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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러시아가 공식적 국가 (國歌).국기 (國旗).국가 문장 (紋章) 제정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각종 국내외 행사에서 과거 제정 러시아시대의 국기.국가.문장을 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으나 93년 채택된 새 헌법에 러시아 국가 상징물은 반드시 의회 승인을 얻어야 된다는 규정이 있어 새로운 국가 상징물의 공식 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러시아정부는 이와 관련, 지난해와 금년초 옐친 대통령의 명에 따라 의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 통과를 요청했으나 투표에 의해 부결되고 말았다.

공산당 등 보수파들이 지배하는 의회는 과거 소련시대와 연관있는 상징물을 러시아의 새로운 국가 상징물로 채택하고 싶어하고, 러시아연방을 구성하는 88개에 이르는 자치주 및 지방정부 등은 제정러시아 시대를 극복하고 모든 소수민족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상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의 경우 클린카의 곡이 가사가 없는데다 멜로디가 어렵다는 불평이 대단해 러시아의 공식 국가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영토를 보유한 러시아가 언제쯤 의회가 승인한 공식 국기.문장.국가를 갖게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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