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가게]남대문파출소 옆 안경병원 '수리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망가진 테 땜질하고 광 (光) 내면 새 것처럼 멀쩡하게 쓸 수 있는데 왜 그냥들 버리는지 모르겠어요.” 남대문파출소 옆 안경전문상가 3층에 자리잡은 '수리사' (02 - 779 - 4159) 김복태 사장의 말이다.

이곳은 가스불과 소형드라이버등 몇몇 장비만 갖춘 3평 남짓한 '안경 병원' .어떤 안경테도 이곳을 거치면 '새 것' 으로 탈바꿈한다.

다리 땜질, 찌그러진 테 모양잡기…. 웬만큼 망가진 것을 고치는데 10~20분이 채 안 걸린다.

수리비는 대개 1천원 안팎. 고급 티타늄재질 안경테와 같이 손이 많이 가는 물건은 5천원 넘게 받기도 한다.

네모난 모양에 싫증난 고객을 위해 안경테를 원형으로 바꿔주는가 하면 3~4살짜리 어린이들을 위한 초소형 '수 (手) 제품 안경테' 를 만들어 주기도 하는데 이때는 비용이 4천~1만원 안팎으로 늘어난다.

벗겨진 도금을 새 것처럼 회복하는데는 1만원 정도 든다.

그의 고객은 아직은 대부분 안경가게들이다.

하루 평균 70여개의 안경을 수리하고 있다는 김사장은 “일반 안경점에서 못 고치는 것은 대부분 이곳으로 온다” 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대구.부산.제주도등에서도 1주일에 70~80여개 이상의 물건이 우편으로 보내오기도 한다는 것. “조금만 손 보면 사용할 수 있는 안경테들이 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는 그는 82년부터 현 위치에서 자리잡고 있은 남대문시장 터줏대감이다.

유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