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반도체주식 지분 26% 칼텍스사에 5억불 차입 담보로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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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LG그룹이 달러빚을 들여오면서 주력계열사인 LG반도체 지분의 4분의1 이상을 담보로 잡힌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일 증권당국에 따르면 LG그룹 계열인 LG칼텍스정유는 지난 달 23일 합작사인 미국 칼텍스로부터 5억달러를 현금 및 수출신용 형태로 차입키로 하고 LG전자가 보유한 LG반도체 주식 1천8백50만주를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LG반도체 지분의 26.56%로 LG전자의 46% 다음으로 높다.

이러한 사실은 칼텍스가 "LG반도체 주식을 대여금에 대한 담보로써 한시 보유하게 됐다" 고 증권거래소에 2일 공시하면서 밝혀졌다.

칼텍스는 주식보유목적에 대해 "돈을 꾼 회사의 수출연불금 및 원유수입대금에 대한 담보용" 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굴지 재벌그룹이 30년 넘게 동반관계를 다져온 외국 합작사에 주력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돈을 꾸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이라며 "한국 기업의 해외차입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사례" 라고 지적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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