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경향신문서 왜 손떼나…연 1천억 적자에 손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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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화그룹이 경향신문 경영에서 손뗀 가장 큰 이유는 매년 불어나는 부채를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으며 이 적자가 그대로 부채로 연결돼 왔다.

또 차입금 5천3백억원에 대한 이자만 해도 매년 6백억~7백억원 가량을 부담하고 있으며 IMF 자금지원 이후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더욱이 차입금의 절반 가량이 종금사에서 빌린 단기 차입금이다보니 종금사 구조조정과 관련, 거센 상환압박을 받아 왔다.

한화 김승연 (金昇淵) 회장의 경향신문에 대한 애착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리를 결정하게 된 데는 경향신문의 경영상태가 모기업에 부담을 더 주기 전에 독립시켜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다 현대그룹이 문화일보, 삼성그룹이 중앙일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하는 등 재벌의 언론사 소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지난해 12월말 분리방침을 확정하고 실무작업을 해왔다.

한화는 경향신문을 분리하면서 한화종합화학.㈜한화 등 주요 계열사가 경향신문의 부채를 떠안음으로써 당분간은 계속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한화에너지를 얼마나 좋은 조건으로,빨리 매각하느냐다.

빠르면 이달중에 마무리지을 계획으로 현재 외국 석유메이저 또는 산유국의 몇몇 기업과 협상중이다.

이를 통해 한화에너지의 부채 2조원을 인수기업에 떠넘기고 상당액의 현금을 받아 이 돈으로 경향신문의 빚을 상당액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화종합화학에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독일의 석유화학업체인 바스프사와 또다른 외국업체와 합작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화 및 한화유통 소유의 부동산도 팔고 크고 작은 계열사를 매각.합병해 3~4개의 주력업종 위주로 그룹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작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현재 7백%대의 부채비율을 2백% 대까지 끌어내려 몸집을 훨씬 가볍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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