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원서값 두배로 껑충…선배책 물려받기등 대학가 새 풍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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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학 등에서 교재로 사용되는 외국 원서 (原書) 값이 최고 두배까지 뛰고 있다.

새학기를 앞둔 대학가에도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가 밀어닥치고 있는 것이다.

교보문고의 경우 지난달 초부터 일반인용과 도서관용 외국 서적은 두배까지 올려받고 있으며, 학생용 원서는 환율상승의 일부만 반영해 30~50% 오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교보문고 박승규 (朴勝圭) 외서과장은 "외국 서적은 달러기준으로 수입, 판매되는 바람에 판매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고 말했다.

책값이 오르자 외국도서의 주요 고객인 대학도서관과 학생들의 책 구입량도 크게 줄어 서울대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책값은 크게 올라 올해 계획된 물량의 절반밖에 살 수 없는 실정" 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의 외국책 판매량은 지난해 이맘때보다 40%가량 줄었으며, 범한서적.범문사 등 다른 수입서적업체도 판매량이 최고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에 다니는 심기덕 (沈基德.25.전기공학) 씨는 "원서값이 너무 올라 선배 책을 물려받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보기로 했다" 고 말했다.

대학 구내서점에 원서를 공급하는 애드텍의 김응렬 (金應烈) 씨는 "학생들이 책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요 전공서적을 복사해 쓰는 경우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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