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사지원 은행 콜금리 '부르는게 값'…"연 45% 내라"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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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은행들이 일부 영업중인 종금사에 콜자금 (금융기관간 자금 과부족을 메워주는 초단기 자금) 을 주면서 무려 연 45%에 이르는 초고금리를 물리기로 했다.

이는 결국 기업들의 이자부담 증가로 이어져 고금리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상업.한일.조흥.서울.제일.외환은행 등 6대 시중은행과 산업.주택.기업.국민.수출입은행 등 5개 국책은행 등 11개 은행의 자금담당자들은 지난달말 모임을 갖고 일부 영업중인 종금사에 대한 콜금리를 45%로 유지하기로 결의했다.

이같은 금리는 연 25~26% 수준인 은행간 콜금리에 비해 무려 20%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이같은 결의는 하루가 시급한 금리안정에 역행할 뿐더러 공정거래법상 담합 소지를 안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은행들은 또 모두 1조원에 이르는 종금사에 대한 콜자금을 매일 하루씩만 연장해주되 그것도 영업시간이 끝난 후에 각 은행이 똑같은 비율로 분담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 콜자금을 얻어다 쓰는 새한.한길.대구.영남.삼양종금 등은 극도의 자금압박에다 막대한 금리부담을 안고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초고금리는 이달중으로 예정된 종금사 2차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이들 종금사의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은행들의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20%밑으로 떨어지는 등 실세금리가 안정될 조짐을 보이는데다 금리의 하향안정쪽으로 IMF와의 재협상이 거론되는 마당에 은행권의 지나친 고금리 요구는 자칫 기업대출의 고금리를 부추길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은행권의 콜자금에 의존하는 종금사들은 기업대출 금리로 연 48%를 요구하고 있어 금리부담을 기업에 떠넘기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종금사들은 이대로 가면 기업이 부담하는 금리가 연 50%를 넘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종금사는 "영업정지중인 종금사의 경우 은행권이 콜자금 이자를 연 17%이상 받지 못하도록 돼 있어 연40%가 넘는 고금리를 물면서 영업하느니 차라리 영업정지 당하는 편이 낫다" 는 자조섞인 푸념을 하는 실정이다.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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