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투자자에게 적합한 대표 종목은 주가의 오르내림이 적은 방어적 주식이다. 공기업(한국전력·가스공사)이나 통신주(SK텔레콤·KT)가 이에 해당한다.
이런 종목은 대체로 경기가 하락할 때도 꾸준히 이익을 내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다. 또 당기순이익에 비해 배당금을 높게 책정하는 편이어서 이익이 날 경우 고배당을 기대할 수도 있다.
다만 이 중에서도 올해 실적전망이 양호한 종목을 골라야 한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은 KT를 꼽았다. 그는 “KT는 주가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적정한 주가에 사서 10% 정도 수익이 나면 파는 식으로 투자하기에 좋은 종목”이라며 “주가가 빠져도 배당을 많이 하는 편이어서 크게 깨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KTF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고, 다른 통신주에 비해 주가가 싼 것도 추천 이유다.
삼성증권 삼성타운지점의 한덕수 팀장도 보수적인 고객에겐 주가의 움직임이 크지 않고 시가배당률(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이 높은 종목을 주로 권한다. 통신·유통업종이 대표적이다. 한 팀장은 대신 “시장에 비해 주가변동폭이 작은 종목에 4분의 3을 투자하되, 변동폭이 큰 종목을 4분의 1 정도 비중으로 섞을 것”을 제안했다. 주가 상승기 때 보수적인 투자만 해서는 수익을 낼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3~4월 코스피지수가 34% 오르는 동안 통신업지수는 1.4% 상승에 그쳤다. 그는 “주가가 최근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당분간은 적정 매수가격을 정해놓고 시장을 관망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보통주에 비해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도 소심투자에 어울리는 종목이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고 유통물량이 적어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은 대신 배당금을 많이 준다.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로 따지면 우선주가 보통주의 2~3배에 달한다. 토러스투자증권 이원선 투자전략부장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가 배당투자”라며 “보통 8~9월께면 배당을 염두에 두고 주가가 들썩이기 때문에 발 빠르게 투자하려면 지금부터 우선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우선주와 보통주의 가격 차이가 최근 들어 크게 벌어진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2006년 보통주의 60% 수준이었던 현대차 2우선주나 LG화학 우선주 주가는 올 들어 보통주의 30%대에 머물고 있다. 한동안 주식시장의 위험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유통물량이 적은 우선주를 먼저 내다팔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주가가 과거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한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