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장들 대중교통 타고 나홀로 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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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신원유통 김영준 (金英俊) 사장은 최근 부임하자마자 비서에게 “급한 출장이 아닌 이상 내 비행기표 예약은 하지 않아도 된다” 는 지시부터 내렸다.

金사장은 광주.대구.마산.포항 등 4개 도시의 의류유통점 영업을 독려하기 위해 한달에 두세번은 지방 출장을 다닌다.

이때 비행기나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키로 한 것이다.

金사장은 서울 - 광주는 새마을호, 광주 - 대구는 고속버스로 이동한다.

수행원없이 가방도 직접 들고 다닌다.

그는 “기차나 버스에서는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해 업무 처리에 오히려 득이 많다” 고 말했다.

자연 직원들의 출장비도 줄어들고 있다.

이 회사 경리부 관계자는 “올들어 대중교통편으로 출장을 다니면서 1월 출장비가 지난해 한달 평균의 절반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고 말했다.

대기업 사장들이 해외출장을 갈 때 비행기 좌석 등급을 심지어 이코노미 클래스로까지 낮춘데 이어 국내 출장때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화섬업체인 삼양사 김윤 (金鈗) 사장도 비서나 운전사 없이 기차로 혼자 지방 출장을 다닌다.

대전 삼양중앙연구소에 들러선 호텔이 아닌 연수원에다 여장을 푼다.

金사장은 최근 전주 폴리에스터 섬유 공장에 기차로 출장을 가 직원들에게 “비장한 각오로 앞으로 3년간 고생할 각오를 하자” 고 당부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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