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사회에 문제 일으킨 사례 많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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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호 04면

김상곤(사진)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가 6일 공식 취임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고양국제고 전면 재검토 논란에 대해 확답을 피하면서도 자신의 소신은 뚜렷하게 밝혔다. 국제고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면 문제없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특목고 때문에 공교육이 파괴되고 사교육 시장이 조장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아이들을 무한경쟁에 내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6일 취임하는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

-공식 취임도 하기 전에 김 교육감의 정책과 관련한 논란이 많았다.
“논란이라기보다는 다소간의 불협화음이라고 보고 싶다. 경기도민이 직선으로 뽑은 첫 교육감이기 때문에 기존 관행과 다른 인수인계 과정에서 의견에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국제고 승인 문제도 먼저 언론이 나에게 물어 ‘국제고가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면 재검토’라고 보도가 나갔다.”

-앞으로 남은 승인 절차 과정에서 고양국제고의 승인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
“그에 대한 답까지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확답은 내가 할 사안이 아니다. 그간의 절차를 존중하고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국제고에 대한 견해를 말해 달라.
“국제적인 필요에 의해 인재를 양성한다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다면 존재가치가 있다. 하지만 본래의 설치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고 입시 기관화하는 것은 그 자체가 일탈이며,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것이다. 경기도 내 특목고가 목적대로 운영되는지 검토하고 그 대안을 만들어 낼 때까지는 특목고 추가 설립을 제한하겠다.”

-국제고를 둘러싼 지금까지의 논란과 해명의 과정을 보면, 도중에 소신을 꺾은 것처럼 보인다.
“내 소신이 꺾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제고 문제도 일반적 수준에서 검토를 말한 것뿐이다.”

-본인을 교육 부문의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나.
“내가 진보 진영 출신 교육감이라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니지만, 적어도 교육에서는 진보와 보수, 여야를 말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교육정책은 기초사항을 말하는 거다. 사교육 시장 조장 등 특목고가 우리 사회에 문제를 일으킨 사례가 많았다. 일부 일탈하고 편중·왜곡된 것을 진단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유권자가 원하는 일 아닌가. 기본적으로 공교육을 강화하고 정상화하는 것은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심각한 교육현실을 얘기할 때는 진보와 보수를 말할 수준이 아니다. 정상화를 이념이라 할 수 없다.”

-그래도 이번처럼 앞으로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이해충돌이 많을 텐데.
“이해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대화와 설득으로 풀 것이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견해는.
“안타깝게도 이 정부가 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데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본다. MB의 교육정책은 무한경쟁과 서열화를 조장, 강화하는 것이다. 이건 바뀌어야 한다. 최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오후 10시 후 학원 금지 등의 발언을 했는데 이는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10시 이후에 학원에 가지 않아도 되는 현실을 만들어야 한다. 이게 선진교육이다. ”

-임기 1년2개월은 교육정책 개혁을 말하기엔 너무 짧다. 다음 선거에 출마하나.
“임기가 짧다는 것은 알고 나왔다. 1년2개월 동안 경기도 교육 현황을 파악하고 대안을 만들어 차근차근 하도록 할 것이다. 다음 선거 출마는 모른다. 결심을 못했다. 일을 해가는 결과로 말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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